스님은 도사인가
 글쓴이 : 아이러브사…
작성일 : 09-03-09 18:25  조회 : 9,483
스님은 도사인가 
 
 
 얼마 전 50대의 남자가 찾아와 대학생 아들의 본명과 새로 지은 이름 두 가지에 대한 감정을 의뢰하였다. 그러면서 새 이름을 지은 사연을 털어놓았다. 아들 걱정이 넘치는 부인이친구들의 말을 따라 대구 시내에 자리한 ㅇㅇ사의 스님을 찾아갔단다. 아들의 사주는 넣지 않고 이름만 대니 그 스님은 과거 아들에게 있었던 나쁜 일을 알아맞히며 이름이 흉하다고 하므로 거금을 지불하고 소리로 지은 새 이름을 받았단다.

 두 이름을 감정해 보니 본명은 아들의 선천운을 보완해 주는 이름인 반면 스님이 지은 이름은 아들의 운세에 악영향을 주는 오행으로 가득 찬 이름이었다. 새 이름을 지어 받는 데 수 십만 원이 아니라 수백 만 원이 들었다고 하더라도 새 이름을 절대로 사용하지 말고 본명을 계속 사용하라며 조목조목 그 까닭을  설명해 주었다.

 그 스님이 발급한 성명감정서를 보니 실로 가관이었다. 오자 정도는 덮어준다고 해도 감정서 앞머리를 장식한 그 스님의 약력을 보는 순간, 실력은 없고 화술과 언변에 능하여 사람을 꾀는 능력이 탁월한 엉터리 스님이란 판단이 섰다. 그 스님은 ‘유엔’, ‘공익법인’, ‘협회’.‘중앙회장’을 들먹이고 심지어 ‘노벨문학상후보추천’이라고 표기까지 하고 있었다. 가소롭기 그지없었다. 그 스님이 운영하는 사주 사이트를 찾아보니 이 또한 가관이었다. 오프라인에서, 다시 말해 ㅇㅇ사로 찾아오는 사람에게는 소리로 이름을 지어주면서 온라인 사이트에선 주역 음양오행으로 이름과 상호를 짓는다고 선전하고 있었으며, 더욱이 부적도 버젓이 팔고 있었다.

 독자들에게 조언을 드리거니와 알쏭달쏭한 단체나 협회, 정체불명의 단체나 협회의 직책을 들먹이는 역술가는 사이비다.  ‘국제’, ‘세계’를 들먹이고 ‘최고’를 부르짖는 역술인도 사이비다. 시중 혹은 산중에는 역술을 행하는 스님들이 적잖이 있다. 정통 역학을 배워 올바로 행술하는 스님들이 있는 반면에 엉터리 역술을 행하는 스님들이 더 횡행하는 게 문제다.

 필자가 내력을 훤히 아는 몇몇도 머리만 깎고 스님행세를 하며 무슨 큰 도를 깨우친 도사인 양 행술하고 있다. 이런 땡중은 불교를 욕되게 하고, 역학을 욕되게 하고, 혹세무민하는 ‘공공의 적’이이다. 일반 시민들, 특히 불교신자들은 스님이라면 벌써 믿음을 갖고 대하는 데다 그 스님이 인간의 미래를 예측한다고 하면 앞뒤 안 가린 채 껌벅 엎어지는 경향이 있는 바, 엉터리 스님들은 이런 약점을 귀신처럼 꿰뚫고 혹세무민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ㅇㅇ사에도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머리를 깎았다고 모두 스님이 아니다. 행술한다고 모두 도사가 아니다. 스님 역술인을 맹신 말고 먼저 의심부터 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