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를 속이면 죄악이다
 글쓴이 : 아이러브사…
작성일 : 09-03-09 18:21  조회 : 6,723
사주를 속이면 죄악이다 
 
 
 쌍둥이를 둔 부모가 큰 아들의 혼인날을 잡으러 왔다. 택일을 하려면 먼저 두 사람의 사주구조를 봐야 하는 절차에 따라 의뢰해온 남녀의 사주를 개괄해 보니 여자의 사주가 흉하고 두 사람의 궁합도 맞지 않았다. 그러나 궁합은 의뢰하지 않은 사항이므로 궁합에 대해서 말해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굳이 궁합을 보라고 권유할 수도 없었다. 둘이 서로 좋아 사랑했고 결혼하기로 약속했고 양가 부모들도 허락하여 택일을 코앞에 둔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쌍둥이의 부모는 아는 사이여서 먼저 필자가 “아무리 서로 사랑하더라도 궁합은 볼 필요가 있고 비록 혼인날을 잡아 놓았다 하더라도 궁합은 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면 궁합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학자의 말로 듣지 않고 돈 벌려는 욕심에서 하는 말로 들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그래서 묵묵히 택일만 해주었더니
“두 사람의 궁합은 어때요?”
하고 쌍둥이 부모가 물어왔다. 아픈 데를 긁어주는 격이라 속이 시원하였다. 궁합은 택일과 별개라고 선을 그어놓고 두 사람의 사주를 자세히 살폈다. 자세히 볼수록 두 사람의 만남은 반드시 뜯어말려야 할 만남이었다. 서로의 음양오행이 완전히 조화를 이루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면 좋으련만 두 사람은 나에게 많아서 문제아인 목(木) 오행이 상대에게 많이 있으니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자는 여자의 불행을 촉진시키고 여자는 남자의 발달을 방해하고 있는 형국이다.”라는 취지로 설명해 주었다. 쾌도난마식으로 “두 사람은 결혼하면 행복 끝, 불행 시작이야!”라고 판결하면 좋겠으나 그럴 형편이 아니었다. 그보다 여자의 사주팔자가 매우 흉하여 어떻게 말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하였다. 여자는 한없이 나약하고, 병약하여 이 세상을 살아가기 매우 힘든 팔자였다. 지금까지 살고 있는 것조차도 의심스러웠다. 설상가상으로 상부 팔자의 소유자였다. 곧이곧대로는 말하기 어려워 말을 다듬고 과격한 표현은 피해서 말했다.

 “며느리 감 여자는 마음이 매우 착하고 여립니다. 몸이 쇠약하여 병치레도 하겠습니다. 특히 말이 많아 남자를 무척 피로하게 할 것이며, 살아가는 동안 남자를 힘들게 하고 무력하게 할 소지가 많아요. 특히 55세 이후에는 상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자 쌍둥이 부모는 “그래도 저들이 좋다는데 우째겠노?”라는 반응을 보였으나 땡감 씹은 표정이었다. 그런데 다음날 오전 일찍 쌍둥이 부모가 다시 찾아왔다. 여자의 사주가 잘못 됐다고 했다. 실제로는 1974생인데, 남자보다 한 살 더 많은 사실이 택일하는 과정에서 드러날까 봐 1975년생 동갑이라고 여자 부모 쪽에서 속였다고 했다.

 허, 허, 허.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여자의 사주를 다시 분석하고, 궁합을 다시 보고, 택일을 다시 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천만다행이었다. 여자를 1974년생으로 본즉 나약하거나 병약하지도 않고 상부하지도 않는 팔자였고, 둘의 궁합도 양호한 편이었다. 쌍둥이 부모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간밤에 한숨도 자지 못했다고 했다.

 어떠한 이유로든 사주를 속여서는 절대 안 된다. 사주를 속이는 일은 죄악이다. 때로는 살인에 버금가는 죄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