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둘러싼 갈등
 글쓴이 : 아이러브사…
작성일 : 09-03-09 17:20  조회 : 7,272
이름을 둘러싼 갈등

 지난 8월 중순, 남자 어른 한 분이 방문했다. 문을 여는 순간부터 자리에 앉을 때까지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럽고 조용했다. 손자의 이름을 지으러 왔다며  돌림자 ‘동’(東)을 넣은 이름을 지어 달라고 주문하는 말투도 조용하고 조심스러웠다. 손자가 상강일(霜降日)에 태어났으니 해로움은 없겠느냐는 걱정마저도 하였다. 평생 가도 남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못하고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우선 태어난 날이 상강이든 처서이든 그 날의 절후가 운명을 결정짓는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므로 걱정을 말라고 말씀드리고, 손자이름은 지어 놓을 터이니 이틀 후에 다시 방문해달라고 했다.
 돌림자를 사용하면 선천운과 조화를 이루는 이름을 짓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나, 이 어른의 손자 이름은 돌림자를 넣어 지어도 음양오행이 완벽히 조화를 이루었다. 작명한 이름 중에서 흔하지 않으면서 무난하게 불리는 4개를 선정해 드리면서 이름의 음양오행, 수리오행, 자원오행이 선천운과 어떻게 상생상극하여 조화를 이루는가를 자세히 설명해 드렸다. 그러고 3주일쯤 그 어른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름 4개 모두 마음에 안 든다고 아들이 거부하니, 돌림자를 사용하는 이름 2개와 돌림자를 사용하지 않은 이름 2개를 새로 지어달라고 했다.  이번에는 선천운을 도와 후천운을 열어주면서도 발음상 개성과 특징이 두드러지는 이름을 지어 드렸다. 그러고 상황을 알아본즉, 아들은 돌림자 사용을 근본적으로 싫어하며  나름대로 다른 곳에서 아이 이름을 지어 받아놓곤 그 이름을 고집하고 있었고, 어른은 장손 이름에 돌림자를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성격상 차마 아들내외에게 강요하기는커녕 말도 제대로 못한 채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후 최종적으로 어떤 이름을 선택했다는 통보가 없는 것으로 봐 어른이 아들에게 밀린 것으로 보인다. 선하기 그지없는 어른의 모습이 떠오른다. 얼마나 속앓이를 하고 마음이 상했을까. 
 작명을 하다보면 손자의 이름을 둘러싸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아들내외 간에 갈등이 많음을 종종 본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손자이름을 선물하고픈 마음이 앞서 있고, 아들내외는 세련된 이름을 우선시한다. 작명의 첫 과제는 선천운을 보완하는 일이고, 발음상 세련미 혹은 개성미는 그 다음이다. 출생신고까지는 한 달의 여유가 있다. 손자 이름을 놓고 할아버지할머니와 아들내외가 한 달 간 의좋게 의논해보시라. 3대 간에 사랑이 두터워지며 작명을 둘러싼 갈등 따위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